나주 다보사 대웅전 고요한 세월이 깃든 단정한 사찰 풍경

맑은 하늘에 구름이 천천히 흐르던 오후, 나주 경현동의 다보사 대웅전을 찾았습니다. 절로 향하는 길은 오래된 담장과 느티나무가 이어져 있었고, 한적한 시골길의 고요함이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 낮은 목탁 소리가 들려왔고, 그 울림이 공기 속에 잔잔히 퍼졌습니다. 다보사는 크지 않은 사찰이지만, 중심에 자리한 대웅전은 단정한 품격이 있었습니다. 기와지붕의 선이 부드럽게 휘어져 있었고, 햇살을 받은 단청은 옅은 녹색빛으로 반짝였습니다. 오래된 목재의 향이 은은하게 퍼져 코끝에 닿았고, 발 아래의 돌계단은 수많은 세월을 버텨온 듯 단단했습니다. 단순히 건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세월이 만든 정적을 온몸으로 느끼는 시간처럼 다가왔습니다.

 

 

 

 

1. 조용한 마을 속 접근 동선

 

다보사는 나주 경현동 외곽에 위치해 있으며, 나주 시내에서 차로 약 10분 정도 소요됩니다. 내비게이션을 따라가면 작은 마을길을 지나게 되는데, 길이 좁지만 포장이 잘 되어 있습니다. 절 입구에는 ‘다보사’라 새겨진 화강암 표지석이 세워져 있고, 바로 옆에 5~6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주말보다는 평일 오전에 방문하면 한적하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 이용 시에는 나주역에서 경현동 방면 버스를 타고 ‘다보사 입구’ 정류장에서 하차 후 약 8분 정도 걸으면 도착합니다. 걸어가는 길가에는 들꽃이 군데군데 피어 있었고, 담장 너머로는 대나무가 바람에 흔들렸습니다. 절 입구에 가까워질수록 공기가 차분해지고, 마치 시간이 느려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2. 고요한 전각의 구조와 분위기

 

다보사 경내는 아담하지만 동선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대웅전은 중앙에, 요사채와 종각은 좌우로 배치되어 있어 전체적으로 균형감이 느껴졌습니다. 대웅전의 지붕은 낮게 내려앉아 안정적인 비례를 이루고 있었으며, 단청은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고 은은한 색조를 띠고 있었습니다. 문을 열면 정면에 삼존불상이 모셔져 있는데, 금빛이 반사되어 따뜻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불단 앞에는 정갈한 꽃병이 놓여 있었고, 향내가 은은하게 공기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내부의 나무마루는 손때가 느껴질 만큼 매끄럽게 닳아 있었고, 빛이 벽면을 타고 부드럽게 번졌습니다. 대웅전 안에 머물며 잠시 눈을 감으니,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와 함께 시간이 고요히 멈춘 듯했습니다.

 

 

3. 대웅전이 가진 특별한 가치

 

다보사 대웅전은 조선 후기 목조건축의 아름다움을 잘 간직한 건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기둥의 굵기와 지붕의 비율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포작의 짜임새가 매우 섬세합니다. 기둥 윗부분에는 연꽃무늬 조각이 남아 있고, 문살에는 전통 문양이 촘촘히 새겨져 있습니다. 단청의 색감이 다소 옅어졌지만, 그 덕분에 건물 전체가 한층 차분한 인상을 줍니다. 현판의 글씨는 힘 있고 절제된 필체로, 가까이서 보면 먹의 번짐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건물 외벽을 따라 돌아보면 나무결 사이에 이끼가 얇게 자리 잡고 있었고, 햇살에 반사된 그 질감이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화려함보다 정제된 아름다움이 중심에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4. 머무는 이를 위한 섬세한 배려

 

대웅전 앞마당에는 방문객이 잠시 앉을 수 있는 평상이 놓여 있고, 요사채 옆에는 물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음용대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사찰 관리인분이 하루에도 여러 번 마당을 쓸고 있어 낙엽 하나 없을 만큼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화장실은 현대식으로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고, 장애인용 진입로도 잘 정비되어 있었습니다. 종각 아래에는 소형 목탁과 향 피우는 공간이 있어 방문객이 조용히 기도하거나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었습니다. 별도의 체험 프로그램은 없지만, 안내문에 적힌 글귀를 읽으며 사찰의 역사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마음을 비우고 재정비할 수 있는 작은 쉼터처럼 느껴졌습니다.

 

 

5. 다보사 주변의 여유로운 동선

 

다보사를 둘러본 뒤에는 인근의 ‘나주읍성 동문터’를 함께 방문하기 좋습니다. 차로 약 10분 거리이며, 고즈넉한 성벽과 옛길이 남아 있습니다. 또한 근처에는 ‘금성산 자락길’이 이어져 있어 가벼운 산책 코스로 알맞습니다. 점심 무렵에는 경현동 인근의 ‘나주곰탕거리’에서 식사를 즐기면 좋습니다. 사찰에서 읍내로 돌아오는 길에는 들판이 넓게 펼쳐져 있고, 계절마다 색감이 달라집니다. 봄에는 벚꽃이 길을 따라 흐드러지고, 가을에는 황금빛 들판이 이어져 사진 촬영 명소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주변 동선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도시와 자연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나주만의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다보사 방문 뒤의 여운을 이어가기 좋은 길이었습니다.

 

 

6. 방문 시 유용한 팁

 

다보사는 상시 개방되어 있으며, 입장료 없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대웅전 내부는 신발을 벗고 조용히 들어가야 하며, 불단 앞에서는 사진 촬영을 삼가는 것이 예의입니다. 주차 공간이 많지 않아 주말에는 오전 10시 이전 방문을 권장합니다. 여름철에는 모기나 벌레가 있을 수 있으니 긴 바지를 착용하면 좋습니다. 겨울에는 산바람이 강하므로 따뜻한 외투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 오는 날에는 처마 밑에서 떨어지는 빗소리가 아름다워, 일부러 그 시기를 택해 오는 이들도 있다고 합니다. 방문 시간은 30분 남짓이면 충분하지만, 천천히 머무르면 공간의 고요함이 한층 깊게 느껴집니다. 단정한 마음으로 둘러보면 더욱 특별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마무리

 

나주 경현동의 다보사 대웅전은 화려하지 않지만, 세월이 만든 품격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이었습니다. 정갈한 구조와 은은한 단청, 그리고 향기로운 공기가 조화를 이루며 마음을 안정시켰습니다. 관리가 꼼꼼히 이루어지고 있어 공간 전체가 깨끗했고, 불상 앞에 서면 자연스레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짧은 머무름이었지만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계절마다 다른 빛을 품을 이 사찰은,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다시 찾는다면 봄 아침의 부드러운 햇살 속에서 대웅전 앞에 앉아 시간을 느긋하게 보내고 싶습니다. 다보사는 단순한 문화유산을 넘어, 오늘날에도 여전히 마음의 쉼을 주는 소중한 공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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